한면택(보령미술지부장/상담학박사)
이번 〈제2회 청라 은행마을 그림그리기 대회〉에는 보령시 16개 읍면동에서 초등학생들이 참가하였다. 아이들이 은행마을이라는 정해진 주제에서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해졌다. 제1회 대회에서도 경험한 터라 기대가 있었다. 기대가 있었던 만큼 아이들의 그림들은 역시 보이는 현상대로 또는 자기의 생각을 덧입혀 표현한 그림들이 많이 있었다. 지역 특색에 맞는 미술 대회라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청라 은행마을 미술대회〉는 많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직접 체험하는 아이들은 자연과의 호흡, 마을의 정서, 지역정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하나의 경험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의 표현들이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였고, 전체를 펼쳐놓고 본 그림들은 아이들이 생각하는 주제표현은 역시 매우 다양했다. 일정 부분은 자신만의 생각이 독특한 표현으로 완성한 아이들 역시 없지 않았다. 또한 일부 여전히 미술 현장의 트렌드를 쫓거나 잘된 그림을 구사하고 있는 차원이 없지 않았다.
본 심사에서는 세련된 조형 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기보다는 어느 정도 어설프더라도 날것 그대로인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펼치고 있는 아이들을 높이 평가하고 그들을 선별하는데 집중했다. 아울러 미술대회 현장에서 활력 있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작품들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독창성과 작품성에 대한 평가에 있어, 심사 위원들마다의 관점이 어느 정도는 상이 한 부분도 있었다. 심사에서는 심사 위원들의 담합이나 협의의 과정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개별 심사 위원들의 다양한 관점의 평가들을 합산하여 진행되었다. 그런 만큼, 〈제2회 청라 은행마을 그림그리기 대회〉은 객관성과 공정성의 차원에서 바람직한 심사를 실천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술대회 현장에서 아이들이 경험하는 세계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조금은 다른 듯 하다. 과거에는 상을 받으려는 목적이 강하게 있었다면, 최근에는 미술대회를 통하여 아이들이 심성 교육의 계기가 확장됨을 체험하는 경험 때문이다. 또한 부모들과 함께하는 대회는 유치원, 초등학교 재학 중에 가지는 가족 간에 관계를 긍정적으로 향상시키고, 부모·자녀 또는 부부간의 유대관계를 회복시키는 가교역할 때문이다.
이러한 긍정적 상황들을 보았을 때, 지역에서 추진되는 작은 미술대회들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거나 발굴과 육성을 위한, 미술대회 기획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미술대회의 참여는 미술의 정체성, 즉 교육적인 지원이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하는 경험은 미래의 어른이 되는 현재 아이들의 지원이며, 우리 함께 자녀를 키우는 공동체의 한 모습임을 생각해야 한다.
〈제2회 청라 은행마을 그림그리기 대회〉는 지역 미술의 한계를 넘어 아이들에게 현장경험과 가족간의 유대 등을 위한 특색있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의 〈제2회 청라 은행마을 그림그리기 대회〉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지역의 독창적인 미술대회로, 아이들에게는 꿈과 이상이 심어가는 미래의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미술대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