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농부다. 청년정착지원을 받아 성공을 꿈꾸는 농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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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농부다. 청년정착지원을 받아 성공을 꿈꾸는 농부다.
  • 김광태
  • 승인 2020.01.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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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고향에 대한 기억이 오늘의 나를 이끌고 있었다. 어느 TV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서 친구들과 노닥거리는 이야기, 동네골목에서 앉아 있던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꼈다.

문득 어릴적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시절 학교가 끝나면 바로 논으로 갔다. 농촌인 탓에 같이 놀 친구도 없었고 들녘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은 논에 가야 볼 수 있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고 나면 용돈이 생기기 때문에 농사는 내게 자연스러웠다.

아버지는 읍내 체육대회에 마을 달리기 대표선수로 뛸 정도로 건강하셨고 논과 밭에서 우리 4형제를 키워내셨다. 한 번도 공부 1등 해라, 무엇이 되라 말씀 안하셨다. 네가 잘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해라 하셨다. 어린 마음에 공부하는 것에 관심이 없던 나는 아버지처럼 농부가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지금 나는 농부다.

철이 없던 나는, 남들이 다 다니는 대학에는 들어가야 겠다 생각했다. 체육학과를 나온 탓에 일산에서 5년여간 수영강사로 일을 해왔다. 일을 하면서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었던 것처럼 무엇인가 어색하고 불편했다. 가끔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할 때, 현실에서 다가온 서운한 오늘이 서러울때 어릴적 고향의 기억은 오늘의 나를 이끌고 있었다. 돌아온 고향 당진에는 초등학교 때 본 아버지가 똑같은 모습으로 나를 반겨 주셨다. 그리고 똑 같은 모습으로 논과 밭에 계셨고 예전의 모습 그대로 살고 계셨다. 20여년이 지난 농촌의 일상은 다람쥐 쳇바퀴 돌고 있었고 쳇바퀴는 낡아 있었다.

지루한 일상에 지치고 힘들어 할 때 한국농수산업대학을 알게 됐다. 전문적인 농업학교에 가면 농업에 대한 시각, 지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 했다. 평일에는 학교에서 이론적 농업을 배우고 주말에는 집에서 농사를 지었다. 열심히 공부했다.

2학년 과정인 현장실습은 농업과 농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는 계기가 됐다. 농업에 대한 현실과 사람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 농사는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나름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공유하고 일을 같이 해나가면 적은 비용으로 생산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정부는 생산만 하던 농부들에게 유통, 체험 가공을 해야 하는 6차 산업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융합과 공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었다.

협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내게 지역 내에서 궂은일과 봉사를 많이 하여 주위 분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실습농장의 현장 교수는 졸업 후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을 해왔다. 임차해서 농사를 짓기 시작해 지금은 청년정착 지원을 받아 임대차 1만2000평에 논농사와 농어촌공사로부터 8000평 임차 받아 논에 콩을 심었다. 그렇게 시작하는 농사는 설레임으로 시작해 신났다. 장비를 불러 배수로를 정비하고 바우처 카드로 비료, 농약, 고랑이망, 각종 농자재용품을 샀다.

시작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했던가 ? 청년정착지원 사업에 교육을 받으면서 농작물 보험도 가입을 했더니 피해 받은 만큼 보상받고 수확량을 비교해보니 수입은 비슷했다. 청년정착지원은 농업에 대한 교육을 수시로 받을 수 있다는 것과, 농업에 대한 전문가의 컨설팅도 받고 농사를 짓는 청년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도움이 됐다.

지금 나는 농부다. 청년정착지원을 받아 성공을 꿈꾸는 농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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